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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철학] [예술] [미술] [언어학]내가 좋아서 쓰는 소쉬르 철학 : 기표와 기의 복잡함 주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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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철학] [예술] [미술] [언어학]내가 좋아서 쓰는 소쉬르 철학 : 기표와 기의 복잡함 주의.

예술가S 2019. 7. 4. 00:16

저번에 쓴 글 중에 하이퍼 리얼리즘과 후반부 초현실주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소쉬르 철학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이것이 미술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저도 학교 다니면서 전공이 언어학이 아니고, 교양처럼 배운 것이기에 깊은 내용까지는 기재하기 힘들지만, 알고 나니 재미있어서 좋아하는 철학.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기호는 구체적인 사물을 나타내는 표시로 간주되며 사물과의 필연적인 관계를 지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스위스의 언어학자인 소쉬Ferdinand de Saussure는 기호란 분리 가능한 두 개의 요소, 즉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기호 속의 발음을 시니피앙, 그 발음에 의해서 생기는 관념적 내용을 시니피에로 간주하였다. 그리고 이들 간의 상호 불가분의 개념을 언어의 본질로 규정하면서 기호와 사물의 관계는 우연적인 결합에 불과하다고 역설하였다. 소쉬르의 이러한 이론은 언어학뿐만 아니라 구조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구조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라캉 JacquesJacques Lacan은 시니피앙의 우위를 나타내며,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의 경계선 결여가 정신병을 초래한다며 이를 정신병리학에 원용하였다. 예술에 있어서도 작품의 감각적 표현 양식과 그 이념적 내용의 관계가 이 같은 상호 불일치를 초래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니피앙, 시니피에 [signifiant, signifié] (세계 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 인용.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기표와 기의- 

[기표(記表, signifiant 시니피앙)와 기의(記意,signifié 시니피에)은 소쉬르에 의해 정의된 언어학 용어이다.]

기표, 記表 (기록할 기, 겉 표): 겉으로 드러나는 음(소리)이다이다.  예를 들면,  바람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Baram/이라고 소리 내는 그 음이 기표라 할 수 있다.

기의 記意 (기록할 기, 뜻의) 기의는 바람이라는 이미지와 바람의 의미 내용이다. 언어가 아닌 실제 존재하는 사물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기표만 있다고 언어생활을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기의만있다고 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기표를 이용해서 이야기 한들 그 참 이미지가 없다면 언어생활은 불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인이 Le vent [르 벙]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했을 때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은 그 단어에서 바람이라는 이미지나 형상을 떠올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 기표+기의 = 기호(記號, signe 사인)라고 한다. 두 가지가 다 합쳐져야 하나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소쉬르는  기표와 기의의 관계는 기호 속에 표상되어 있는 외부 현실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자의적이고 관습적인 것이다.라고 했다. 내 생각에 언어학이라는 것은 관습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떠한 다수의 집단이 바람이라는 자연현상을 'le vent 르 벙'이라 부르느냐 '바람'이라고 부르느냐가 관습처럼 굳어지기 때문에 언어가 되는 것이므로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맞았다. 소쉬르에 의하면 전체와 부분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해야 하며 전체는 부분의 총합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사과라는 음성 발음은 관습과 제도로 정착된 전체 구성원들이 약속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의미화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소쉬르는 언어의 체계를 랑그(langue), 발화 행위를 파롤(parol)이라고 구분한 다음 랑그가 잠재적이면서 사회적 규범을 가진 기능적 체계와 가깝다면 파롤은 실제적이면서 개인적 규범인 구체적 발화와 가깝다고 정의했다. 물론 랑그와 파롤은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기호(Sign)라고 규정하면서도 구조주의 언어학은 규칙인 랑그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언어구조에 따라서 언어행위를 하는 것이므로 언어 주체가 구조 속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쉬르는 ‘나는 사과를 먹고 싶다’에서 보듯이 주어, 목적어, 서술어로 구성된 결합관계와 ‘그는 사과를 먹고 싶다’에서 보듯이 단어를 대치할 수 있는 계열관계의 구조가 있다고 보았다. 이것이 한 시점에서 정태적으로 분석하면서 구조와 기능을 중시하는 공시 언어학(Synchronic Linguistics)이다.
같은 인간이지만 같은 기호를 봤음에도, 우리가 떠올린 바람은 각기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봄의 따스한 바람을 상상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을
누군가는 태풍을 몰고 오는 거대한 허리케인을 상상할 수 있고
누군가는 바람이 생기는 원리에 대해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바람'이라는 추상적이며 약속된 기호를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
이때 바람'이라는 기호 자체, 즉 [ㅂ+ㅏ+ㄹ+ㅏ+ㅁ]로 이루어진 음절이 시니피앙이 되고 우리가 떠올린 모든 것들이 시니피에가 된다.

시니피앙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역설적이게도 시니피앙이 가리키는 시니피에에서 우리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고 이 공통분모 덕에 언어와 언어가 소통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개개인이 인식하는 시니피에의 차이가 개개인의 가치나 인식의 차이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 너무 흥미롭고 신비해진다.'나'라는 존재가 특별해지는 것이 겉모습이나 외관 재산 같은 것이 아니라 타인과 다른 인식 즉, 시니피에의 차이 때문이라는 이유라고 생각하니 세상의 모든 것을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솟아오른다. 하지만 반면에 내가 아는 시니피에가 잘못된 것이라면 어쩌지? 하는 생각 역시 든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은 그것 때문일까. 자신의 판단이나 지식이 영원할 수 없다고 알기 때문에... 

파리에서 구조주의 언어학을 정초 한 소쉬르는 1891년 고향으로 돌아와 제네바대학에서 일반언어학 이론을 완성[1907 ~ 1911]했다. 모든 언어는 보편적 구조가 있다는 그의 이론은 사후에 편찬된 [일반언어학 강의(Course in General Linguistics)](1916)에 잘 드러나 있다. 소쉬르의 구조주의는 레비스트로스에 의해서 인류학과 문화행위 전반으로 확산되었으며 라캉에 의해서 정신분석의 방법에 적용되었고 로만 야콥슨에 의해서 음운론과 문화이론으로 심화 발전했다. 아울러 소쉬르는 새로운 학문인 기호학 창시자로 알려져 있으며 구조주의(Structuralism)로 정립되어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인류학, 정신분석학 등 여러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후반의 언어학자들은 인지언어학과 변형 문법에 근거하여 구조주의 언어학이 언어의 변천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참고문헌 Ferdinand de Saussurem, Cours de linguistique générale(1916), ed. C. Bally and A. Sechehaye, with the collaboration of A. Riedlinger, Lausanne and Paris: Payot; trans. W. Baskin, Course in General Linguistics, Glasgow: Fontana/Collins, 1977. [네이버 지식백과] 시니피앙, 시니피에 [signifiant, signifié] (세계 미술용어사전, 1999., 월간미술)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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