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하지 않은 일상과 예술에대해서

[불교미술] [아시아신화]지장보살에 대해서, 동양과 서양의 지옥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하겠습니다. 인식차이일수도 있을듯하네요.동양의지옥은 어떤 모습일까요? 본문

ART 아트/전시,미술 역사, 아티스트

[불교미술] [아시아신화]지장보살에 대해서, 동양과 서양의 지옥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하겠습니다. 인식차이일수도 있을듯하네요.동양의지옥은 어떤 모습일까요?

예술가S 2019. 7. 11. 14:05

아시아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불교, 저는 종교가 없지만 순수한 예술적 관심으로 불교미술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지장보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불교미술 전공자가 아니라 완벽한 정보는 아니지만 알고 있는 것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요즘에는 어떠한 종교 예술이라는 것이 단순히 종교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 신화라는 지식으로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신과 함께라는 웹툰도 인기를 끌고 있지요. 


<서양의 지옥과 동양의지옥에대한 짧은 이야기>

서양에는 지옥과 천국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물론 동양에도 지옥이 있습니다. 사실 서양의 천주교 초기에는 심판이라는 주제보다는 부활이라는 것만 존재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사람들의 기독교 문화가 붕괴됨으로써 강조된 것이 심판입니다. 현재에 믿지 않으면 내세에 심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믿어라 라고 하는 일종의 협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양에도 많은 작품이 있지만 동양에도 불교를 주제로 한 많은 수작들이 있습니다. 동양의 지옥은 서양보다 더 끔찍합니다. 심판관이 무려 10명이나 됩니다. 저도 어떤 죄든 하나는 걸려들거 같네요. 원래 우리나라는 지옥이아닌 황천(泉)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요. 황천은 중국의 영향입니다. 반면에 지옥(地獄)이라는 것은 불교의 영향입니다. 황천은 지옥처럼 심판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쓸쓸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동양의 사후세계:시왕도(十王圖)와 제사 기간의 연관성에 대해서>

시왕도를 보면 동양의 사후세계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운데의 부처는 심판관이 아닌 지장보살입니다. 

대원사의 ' 지장보살 도(地藏菩薩圖) 및 시왕도(十王圖) 국가지정 문화 재 보물 제1800호

가운데의 구슬을 들고 수인(부처님의 특징적인 손동작 별개의 의미가 존재한다.)을 한 그림이 지장보살입니다. 인자해 보이는 얼굴이네요. 옆에 있는 심판관들은 시왕들입니다.

  1. 진광 대왕(7일)
  2. 초강 대왕(7일)
  3. 송제 대왕(7일)
  4. 오관 대왕(7일)      =[49제]
  5. 염라대왕(7일)
  6. 변성 대왕(7일)
  7. 태산 대왕(7일)
  8. 평등 대왕 [100일제]
  9. 도시 대왕  [1년 제사]
  10. 오도 전륜 대왕 [3년] 끝.

1번부터 7번까지의 대왕까지 가는데 각각 7일씩  49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은 뒤 49제를 지냅니다. 동양의 지옥에서는 3년 동안 10번의 재판을 받습니다. 과거에는 그래서 유교와 결합이 되어 무덤 옆에서 삼년상을 치르기도 했지요.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지장보살이라는 존재로 인한 동서양의 지옥의 차이

그런데 지장보살은 왜 시왕들의 가운데에 등장하는 것일까요? 지장보살의 지 자는 한자의 땅지(地) 자입니다. 이 지장보살이라는 존재로 인하여 서양과 동양의 차이가 생깁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 있는 사람을 자비로서 구원해 줍니다. 절에 있는 지장보살에게 절하고 빌며 사후세계에서 지장보살의 자비로 구원받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지장보살이 가운데에 그려지게 된 것일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장보살의 존재로 인해서 서양은 결정론(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것이 정해진 때와 장소에서 일어나도록 정해졌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다.)적이라면 동양은 과정론적인 사후세계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지장보살

우리나라만의 지장보살의 특징이 있는데요. 맨 위의 그림에서도 그 특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백산 용문사의 지장보살은 지팡이와 구슬을 들고 있습니다. 약 9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인데요. 지팡이는 석장으로 지옥문을 열 수 있는 도구이며, 구슬은 보주로서 지옥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장보살, 지장보살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사고나 병으로 가족이나 친지가 죽으면 유족들이 흔히 절이나 사고가 난 지점에 지장보살을 세웁니다. 앞치마처럼 앞에 두른 빨간색 천은 지장보살을 보호하는 옷과 같은 것입니다. 

일본은 땅과 관련된 재해가 많습니다. 그래서 땅지(地) 자를쓰는 지장보살을 모시는 사당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관리하는 구역이 땅이라고 생각하기에 지진에서 구원해 줄수 있다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동양 지옥의 형벌>

과연 어떤 형벌이길래 이토록 구원을 바랐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 진광 대왕(7일) 

( 도산 지옥 ) 죽은 자가 7일째 방문하는 명부의 판관. 생전의 선행을 사경대 (邪鏡臺)로 조사하며 다른 왕에게 보내 심판과 벌을 받게 한다. 직접 벌을 주지는 않고 주심 판관으로 생사나 수명을 관장한다고 하기도 하지만 침대에 못이 박혀 있어 누르는 형벌을 내린다고도 합니다.

우리나라 시왕도의 진광 대왕도에는 작품과 시대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무섭게 생긴 옥졸이 죽은 사람을 관에서 꺼내는 장면, 죄인들을 밧줄로 묶어 끌고 가는 장면, 손을 묶인 채 목에 칼을 쓴 죄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장면, 판관이 두루마리를 펼쳐 들고 죄인의 생전의 죄상을 읽고 있는 장면, 지장보살과 동자가 합장을 하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장면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어떤 작품에는 뱀이 여인의 몸을 휘감고 있는 장면, 독수리가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 옥졸이 쇠뭉치로 죄인을 치는 장면 등이 묘사되어 있는데 독수리가 죄인을 쪼아 먹고 뱀이 몸을 휘감고 있는 장면은 『지장보살 본원경』에서 무간지옥의 고통을 설명하는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독수리가 죄인을 쪼아 먹는 고통은 무간지옥뿐 아니라 등 활지옥에서도 볼 수 있는데 새를 죽인 자는 밤낮없이 큰 불이 나는 곳에서 뜨거운 부리를 한 새에게 쪼아 먹히게 된다고 하는데, 서양의 프로메테우스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신기합니다.


2. 초강 대왕(7일) 

(확탕지옥 ) 죽은 지 14일째. 부정직한 중매, 사기 판매, 사람이나 동물을 해쳐 불구로 만든 자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판관. 배를 십자+로 자른 후 창자를 꺼내는 형벌을 내립니다.

죽은 자가 초강 대왕을 만나러 가는 길은 매우 험합니다. 『발심 인연 시 왕경』에서 보면 죽은 자가 제1 왕에게 재판을 받은 후 초강 왕 법정에 가기 전에 삼도천이라는 내를 건너야 하는데, 그 건너편에는 두 늙은이가 기다리고 있다가 하나가 죄인의 옷을 빼앗아 건네주면 다른 늙은이가 옷을 받아 옆에 있는 나무에 겁니다. 첫 번째 늙은이는 죄인의 옷을 빼앗는다는 뜻으로 탈의파()라 부르며, 두 번째 늙은이는 나무에 건다는 뜻으로 현의옹()이라 부릅니다. 옷을 거는 나무는 의령수()라 부르는데, 옷의 무게에 따라 죄의 무게를 달아서 강을 건너는 삼도를 정한다고 합니다.. 또 『시왕 찬탄초』라는 책에서 보면, 초강 대왕을 만나러 가는 길에는 삼도 하라는 큰 강이 있는데 나루터가 세 개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며, 혹은 나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맨 위에 있는 나루터는 물이 얕아서 무릎에 차지 않으므로 죄가 얕은 사람은 여기를 건너지만 가운데 있는 나루터는 금, 은, 칠보로 된 다리가 있는데 선인만이 이곳을 건넙니다. 아래에 있는 나루터는 악인만이 건너는 곳입니다. 이 나루터는 물살이 화살같이 빠르고 물결의 높이는 큰 산과 같다. 파도 속에는 독사가 있어서 죄인을 다그치며 삼킵니다. 또 위에서 큰 반석이 흘러내려와서 죄인의 몸을 부수어 가루로 만드는데, 죽으면 되살아나고 되살아나면 또 부수기를 반복합니다. 물밑에 가라앉으려 하면 큰 뱀이 입을 열고 삼킵니다. 뜨려고 하면 또 귀왕과 야차가 활을 쏜다고 합니다. 이같이 큰 괴로움을 받으며 일곱 낮 일곱 밤을 지나서 건너편 기슭에 닿게 되는데 길을 이끄는 우두(소머리를 한 옥졸)는 어깨에 방망이를 쥐고 길을 재촉하는 귀신은 칼을 뽑아 들고 있습니다. 우두가 뒤에서 쫓아와 방망이로 두들겨 때리면 귀신은 기슭에서 기다리다가 죄인을 들어 올리는데요. 기슭 위에 의령 수라는 큰 나무가 있는데 도깨비가 몰려와 죄인의 옷을 벗겨 빼앗아서 위에 있는 도깨비들에게 건네주면 곧바로 받아서 나뭇가지에 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려진 시왕도에서 초강 대왕의 심판 장면은 큰 기둥 위에 죄인을 묶어놓고 죄인의 배꼽에서 창자를 끄집어내는 장면, 목에 칼을 쓴 죄인 앞에서 판관이 두루마리를 펼쳐 놓고 읽는 장면, 지장보살과 동자가 합장을 하고 서 있는 장면, 칼로 죄인을 찌르는 장면 등이 묘사됩니다. 이 중 죄인의 뱃속에서 창자를 끄집어내는 장면과 칼로 죄인을 찌르는 장면은 『지장보살 본원경』에서 “야차와 악귀들이 어금니는 칼날과 같고 눈빛은 번개와 같으며, 손은 또 구리쇠 손톱으로 된 것들이 죄인들의 창자를 끌어내어서 끊기도 하고, 또 어떤 야차는 큰 창으로 찌르는데, 혹은 입과 코를 찌르고 혹은 배와 등을 찔러서 공중에 던졌다가 도로 받아서 평상 위에 놓기도 한다”라고 무간지옥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끔찍하네요.


3. 송제 대왕(7일)

(한빙 지옥) 죽은 지 21 일째. 부정한 관리로서 속이거나 이익을 챙기고 배신, 사람을 죽였거나 , 중상모략으로 남을 곤경에 빠트리게 한 자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판관입니다. 혀를 뽑는 형벌을 내립니다. 쟁기로 혀를 밭처럼 갈기도 합니다.

송제 대왕은 죄인이 평생 지은 죄업을 신이 모두 기록하니 소상히 들으라고 말하고 직접 읽어줍니다. 살아생전 지은 살인, 도둑질, 음란, 나쁜 말 등 중한 죄와 남도 모르는 마음속에 묻어둔 곳의 죄 등을 일일이 털끝만큼도 감추지 않고 소상히 읽어서 들려주면 죄인은 이것을 받아서 이러쿵저러쿵하지 못하고 다만 눈물로 흐느껴 운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다른 곳과 겹치는 사후세계 묘사가 있는데 바로 티벳으 소리터널입니다. 티베트에서는 자신이 했던 말을 전부 들어야 지나갈 수 있는 터널이 있다고 합니다. 송제 대왕이 읊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왕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시왕도 중 송제 대왕을 그린 광경은 다른 어떤 왕들의 지옥 장면보다도 과장이 심하며 해학적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죄인의 혀를 빼내어 그 위에서 소를 몰아 밭을 가는 장면입니다. 이것은 여러 경전에서 말하는 경설(耕舌) 지옥 또는 경전(耕田) 지옥, 발설(拔舌) 지옥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법원 주림』이라는 경전에서는 “말에 자애로움이 없으며 남을 비방하고 욕하며 나쁜 말로 혼란되게 하면 죽은 후에 마땅히 발설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여 입으로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발설지옥에 떨어져 그와 같은 고통을 받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조선 후기에 그려진 송제 대왕도에는 죄인을 기둥에 묶어 놓고 혀를 빼내어 그 위에서 옥졸이 소를 몰아 밭을 가는 장면, 옥졸이 결박당한 죄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 장면, 사자가 판관에게 두루마리를 건네는 장면, 판관이 두루마리에 죄인의 죄상을 적는 장면 등이 표현됩니다.


4. 오관 대왕(7일)    

(검수지옥)'육식 죄' 끓는 물에 집어넣는다고 합니다.  죽은 지 28일째. 남의 것을 착취하고 베풀지 않았거나, 병든 환자를 속이고, 사기 판매 , 저울 눈금을 속인 상인 , 신에 대한 불경, 사원에서의 도둑질을 한 자에게 벌을 내립니다.

오관 대왕은 명부에서 다섯 가지 형벌을 주관하는 대왕으로 죽은 자의 네 번째 칠일 간의 일일 관장하는 관리입니다. 세 강 사이에 큰 궁전을 짓고 중생들의 망령된 말의 죄를 다스리는데, 업칭이라는 저울에 사람들의 죄를 달아서 그 경중에 따라 벌을 내립니다. 오관은 수관, 철관, 화관, 작관, 토관으로서 각각 살인, 도둑질, 사음, 망어, 음주를 금하게 하는 일을 맡는데, 오관 왕도 원래는 도교 안의 인물로 염라대왕 밑에서 지옥의 여러 일을 맡아보았으나 후에 불교 체계 안에 흡수되어 시왕 중 네 번째 왕이 되었다고 합니다.

생전에 인간이 행한 모든 행위는 사후 오관 대왕전에서 어빙에 달려 심판을 받습니다.
시왕도 속 오관 대왕의 그림에서는 파계하고 동물을 죽여 고기를 먹은 사람이나 동물을 태워 죽인 사람들이 주로 떨어진다는 확 탕 지옥의 모습이 가장 중심적인 장면으로 부각됩니다. 펄펄 끓는 물에 죄인을 집어넣고 삶는 장면은 『지장보살 본원경』에서 “어느 지옥은 가마의 끓는 물에 죄인의 몸을 삶는다”라고 하는 등 여러 경전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조선 후기의 시왕도에서는 펄펄 끓는 솥에 죄인들을 집어넣고 창으로 찌르거나 창에 죄인을 꿰어 솥에 넣는 장면, 목에 칼을 찬 죄인이 앉아 있는 장면, 동자가 두루마리를 들고 판관이 그것을 펴서 읽고 있는 장면 등이 묘사되는 것이 보통이며 간혹 도산지 옥이나 배꼽에서 창자를 빼내는 장면이 그려져 있기도 합니다.
 


5. 염라대왕(7일)

(발설 지옥 ) 죽은 지 35일째. 악법을 따르고 , 함부로 살생을 하고, 도둑질, 음행을 일삼고, 살인 , 도를 구하는 자를 죽인 자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판관입니다.

인도에서는 천상의 교주였다고 하나 지옥 신앙이 발달하면서 지하 지옥의 왕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는 모습은 몇몇 경전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시왕생 칠경』에서는, 염라대왕 앞에서 죄인이 머리채를 잡힌 채 머리를 들어 업경을 보고 비로소 전생의 일을 분명히 깨닫게 되며, 이 업경에는 죄인들의 생전에 지은 일체의 선행과 악행이 비친다고 합니다. 『시왕 찬탄초』에서는, 염라대왕 전에서는 전보다 죄인의 고통이 더욱 심해지고 염라대왕은 호통을 치면서 “네가 여기에 온 것이 예부터 몇 천만인지 그 수를 모르겠다. 생전에 착한 일을 하여 다시 이 악처에 와서는 안된다고 매번 알아듣도록 얘기했건만 그 보람도 없이 또 오게 되었느냐. 너라는 죄인은 의심이 많고 이치에 닿지 않는 말만 하는구나.” 하고 도깨비와 함께 죄인의 조서를 읽고 죄인의 양손을 되찾아서 아홉 면을 가진 업경 앞에 이 죄인을 두니, 하나하나의 거울에 한평생 동안 지었던 죄업이 남김없이 비치게 됩니다. 옥졸이 머리카락을 잡아채고 얼굴을 잡아당겨 거울에 들이대며 보라고 나무랄 뿐만 아니라, 방망이로 두들겨 패면 처음에는 소리를 내서 울부짖지만 나중에는 숨도 다 끊어지고 몸이 티끌처럼 부서진다고 합니다.


6. 변성 대왕(7일)

(독사 지옥) 죽은 지 42일째. 신을 모독하고 악한 행동을 하였거나 하늘 , 땅, 비, 바람, 더위나 추위에 대하여 저주하고 원망, 신의 물건을 팔고 세속적인 목적에 이용한 자에게 벌을 내린다고 합니다.

『시왕생 칠경』에는 죽은 자가 여섯 번째 칠일에 지옥에 머무는데 절박하고 두려워하는 죄인들은 어리석게 집착하면서 날이면 날마다 유족들이 자신을 위해 공덕을 쌓아주기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변성 대왕의 대궐에서는 유족들이 죽은 자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 죽은 자가 좀더 좋은 곳으로 전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왕찬탄초』에 보면, 변성대왕에게 이르는 길에는 철환소라고 하는 어려운 곳이 있는데 거리는 팔백리나 떨어져 있고, 둥근 돌로 꽉 차 있어서 한 곳에 쌓여있지 않고 서로 굴러다니며 맞부딪치는 소리가 번개와 같고 돌마다 빛을 발하는 것이 전기와 같다고 합니다. 죄인은 무서워서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옥졸이 뒤에서 막 몰아대기 때문에 어쩔 수 없고 그러는 사이에 힘이 딸려서 뛰어들면 온몸을 맞아서 죽게 됩니다. 이렇게 꼬박 칠일을 거친 다음에 변성대왕의 어전에 나아가게 된다고 하는데 시왕도마다 각기 다르게 묘사되어있어 일정하지 않은 편입니다. 조선 후기 시왕도의 변성 대왕도에서는 날카로운 칼 숲에 갇혀 있는 죄인들, 새로 들어온 죄인들의 머리와 다리를 잡아 막 칼 숲으로 집어던지는 장면, 옥졸이 창으로 죄인을 찌르는 장면, 깃발을 들고 말을 탄 사자가 두루마리를 전하는 장면 등을 그리고 있다. 날카로운 칼 숲에서 고통을 받는 장면은 주로 칼이나 몽둥이로 남을 괴롭힌 자가 떨어지는 도산(刀山) 지옥 또는 검수(劍樹) 지옥을 나타낸 것입니다.


7. 태산 대왕(7일)

(거해 지옥) 죽은 지 49일째. 무덤을 파 헤쳐서 사람의 살을 먹거나 의료 목적에 이용, 인신매매로 사람을 팔고 사는 행위를 한 자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판관입니다.

태산 대왕의 심판장면을 여러 경전에서 찾아보면, 『시왕생칠경』에는 일곱 번째 칠일, 즉 죽은 지 49일째를 지나는 죄인들이 여전히 자신이 어디에서 새로이 태어나게 될지 모르는 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시왕찬탄초』에서는 태산대왕의 어전에서 모든 죄인은 태어날 곳을 지정받기 때문에 태산대왕의 어전에는 여섯 기둥 문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여섯 기둥 문은 육도, 즉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아수라도, 인간도, 천상도로 각각 향하는 문입니다. 태산 대왕이 죄인이 태어날 곳을 자세히 정해 주면 모든 죄인은 제각기 태어날 곳으로 향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이때가 49일째이므로 유족들은 죽은 사람이 태어날 곳을 잘 지정받도록 49재를 지내 주어야 한다는 불교적 풍습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시왕이 열 명이고 8, 9, 10 왕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죄인들은 계속 남은 왕들에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여겨져, 죄인의 심판은 태산 대왕에서 끝나지는 않습니다.

-------------49제 [齋]---------------

8. 평등 대왕 [100일제]

(철상 지옥) 죽은 지 100일째. 부모나 윗사람에게 효성이 부족한 자, 도둑질, 사람을 죽인 자, 사음을 한 자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판관입니다.

평등 대왕에 관하여 『발심 인연 시 왕경』에서는 안으로는 자비를 머금고 밖으로는 분노의 상으로 나타나 교화를 베풀면서 또한 형벌을 가하는 왕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시왕생 칠경』에서는 죄인이 백일째에 평등 대왕을 지나는데 더욱더 두려워지고 몸은 형틀에 매여 채찍질로 상처를 입지만 노력하여 공덕을 쌓으면 자비로 천당을 보게 된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한편 『시왕 찬탄초』에서는, 평등 왕의 대궐에 이르는 길에는 철 빙산이라고 하는 너비 오백 리 되는 곳이 있는데 보통의 얼음이 아니라 두꺼운 쇠 얼음으로 되어 있어서 죄인이 건너려고 발걸음을 옮기면 온몸이 추위 때문에 사시나무처럼 떨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아직 얼음이 닿지도 않았는데 살이 갈라져 피가 흐르며 차가운 바람이 얼음을 부숴대는 소리는 천둥과 같은데 죄인이 얼음에 들어갈 때 슬퍼서 멈추기라도 하면 옥졸이 뒤에서 야단을 친다고 합니다. 얼음의 두께는 사백 리로 죄인이 들어가기를 기다리는데, 얼음은 곧바로 부서지지 않고 죄인이 다 들어가면 닫혀서 가려진다고 합니다. 가리는 것뿐 아니라 얼음이 마치 긴 칼날처럼 몸을 부수는데 이처럼 고통을 겪은 후에 평등 대왕의 어전에 나가게 된다고 하며, 죄인이 고통을 면하게 되려면 남은 유족들이 불공을 드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9. 도시 대왕  [1년 제사]

(풍도 지옥) 죽은 지 1주년. 방화범, 낙태 시술자, 외설적인 그림을 그리거나 글, 작품을 감상하고 읽은 사람, 이유 없이 자살을 한 자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판관.

도시 대왕은 명부에서 죽은 자가 맞이하는 1년째의 일을 관장하는 관리로서, 도제 왕 또는 도 조왕이라고도 하며 사람들에게 법화경 및 아미타불 조성의 공덕을 말해 주는 왕입니다.
도시 대왕이 있는 곳에 관하여 『시왕생 칠경』에서는 죄인이 일 년째에 이곳을 지나기가 더욱 고난스럽고 육도윤회는 여전히 미정이나, 경전과 불상을 만들면 미혹한 나루를 벗어날 수 있다고 하여, 죽은 자의 태어날 곳을 정하기 위해서는 친족들이 좋은 일을 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발심 인연 시 왕경』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죽은 이를 위해 법화경을 제작해야 한다든가, 아미타불을 조성하면 춥고 뜨거운 고통을 없애준다든가, 불경의 힘에 의해 다시 태어날 곳이 정해진다는 등의 내용이 있다. 또한 『시왕 찬탄초』에서는 죄인이 도시 대왕의 어전에 와서 눈물을 흘리며 “여태까지 오는 길 도중에 있던 괴로움은 참고 견디기 어려웠습니다만, 지금에 와서는 죄업도 다 끝나려고 하니 만약 더 남아 있더라도 오로지 자비로써 그냥 놓아주소서” 라고 애원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조선시대의 시왕도에 그려진 도시대왕의 심판 모습은 대부분 오른쪽에는 죄인들이 차가운 얼음산에 갇혀 추위에 떨고 있고 옆에서 옥졸이 이를 바라보는 장면, 긴 장대를 세우고 거기에 저울을 매달아 죄인의 죄의 경중을 다는 장면 등입니다. 여기에서 죄인들이 얼음산에 갇혀 추위에 떠는 장면은 『지장보살 본원경』에서 말하는 ‘언제나 찬 얼음뿐인 지옥’ 즉 한빙지옥에 갇혀 추위에 떠는 고통을 그린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추위가 굉장히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추위에 관한 형벌이 많이 등장하는 거 같습니다.


10. 오도 전륜 대왕 [3년] 끝.

(흑암지옥) 죽은 지 3 주년 때 방문하는 명부. 윤회의 바퀴를 돌리는 왕으로 직접 벌을 주지는 않습니다. 수 없는 고용인들을 거느리는 80 개의 사무실이 있는데, 영혼의 운명이 결정되면 , 맹파 낭낭 ( ) 앞으로 인도한다. 맹파 낭낭은 먹으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하는 지옥의 수문장입니다.

오도 전륜 왕은 다른 시왕들과 달리 두무라 불리는 투구를 쓰고 화려한 장식의 갑옷차림으로 등장한다. 이는 천자가 먼 곳으로 순행을 할 때 갖추었던 무장 복장입니다. 긴 장검을 세워 들고 머리에는 털 투구를 쓰고 목에는 항권을 매고 가사 위에 갑옷을 입었습니다.

五道는 지옥에 속해 있으며,  환생을 담당하는데 육도는 [  ]]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지 못한 무지한 중생이 윤회전생()하게 되는 6가지 세계 또는 경계입니다. 환생이나 윤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윤회 담당뿐 아니라 10가지의 죄를 모두 지은 죄인과, 중죄를 지은 죄인은 무간지옥에 떨어트리는 일을 합니다.


동양의 지옥은 구체적이라 더 무서운 것 같습니다. 지금도 종종 요즘의 무서운 이야기나 괴담 등에서 49제를 치르지 않아 생겼던 일 같은 경험담이 나오곤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요. 모든 것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죽은 이를 제대로 애도하지 않았다 라는 생각 때문에 가지는 죄책감에 여러 우연이 겹치며 나오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어찌 되었는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면서 제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시왕도에 따른 불교 미술그림도 너무 흥미롭고 좋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탱화를 꼭 배워보고 싶습니다.

Comments